인생 2막 인도네시아/도시에서 일상

1막 내려야 2막 오르는 법

인해촌장 엄재석 2018. 12. 18. 19:10



[브릿지 칼럼] 1막 내려야 2막 오르는 법

입력 2018-12-17 14:49 수정 2018-12-17 14:50 | 신문게재 2018-12-1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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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철 엑티브시니어연구원장

금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한해를 마감하는 12월이 되면 정년이 임박하거나 그 해 실적이 저조한 직장인은 초조해진다. 구조조정이 예견되는 회사의 임직원은 좌불안석이다. “내년에도 과연 이 자리에 남아 있을까?”라는 명퇴나 졸퇴의 불안 속에 연말연시를 맞는다.


엄재석 씨는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겨울, 대기업 건설사에서 명예퇴직하였다. 당시 나이 53세였다. 다행히 지인 회사인 중소 건설사로 바로 전직하였으나, 2년이 지난 어느 날 그만두게 되었다. “죽을 때까지 같이 가자”라고 했던 첫 약속은 공염불이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인맥이 닿는 곳이면 찾아다녔고, 인터넷의 취업공고도 놓치지 않았다. 실적 부진을 질책하는 사장에게 살려달라고 붙잡고 매달리지 않은 자신을 원망도 하였다. 가장 힘든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죽으라는 법은 없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자신의 블로그를 보고서 ‘인도네시아 자바섬을 종단하는 고속도로 공사의 소장으로 초청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고심 끝에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 출국을 결심하였다. 5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 숱한 우여곡절과 난관을 극복하고 현지 회사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였다.

 
 
 
엄 씨의 사례를 통해 인생 2막을 설계해보자. 첫째,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명퇴와 졸퇴까지 당했지만,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문을 끈질기게 두드렸다. 인생 1막이 끝나면 인생 2막의 새로운 문이 열린다. 새로운 문은 그를 더욱 멋진 세상으로 인도했다. 현재 그는 제2의 고국이 된 그곳에 인해촌(인도네시아 해외 은퇴자촌)을 만들겠다는 야심 찬 꿈을 갖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둘째, 준비하고 도전하는 자에게만 기회가 온다.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려라. 나이를 핑계 대지도 마라.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는 100세 시대다. 빅토르 위고는 “미래란 약한 자엔 불가능, 겁 많은 자엔 미지, 용기 있는 자엔 기회”라고 했다. 인생 2막은 바로 용기 있는 자를 위한 새로운 도전의 기회이다. 그는 대학에서 현지어도 꾸준히 배운다. 문단에도 등단하여 시를 쓰는 등 숨은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셋째, 과거의 갑옷을 버리고, 과도기의 고통을 회피하지 마라 대기업에서 근무한 권위 의식을 과감히 버렸다. 명퇴와 졸퇴의 충격 속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의 무더운 기후 조건, 언어와 문화 장벽까지도 마다하지 않고 감수하였다. 혹독한 시련을 극복한 결과 인도네시아를 인생 2막의 전환점으로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근황을 수시로 알려라. 자신의 경력과 근황을 정리하여 블로그에 올리는 등 SNS 활동을 활발하게 했다. 그것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인도네시아와의 소중한 인연을 맺어 주었다. 퇴직 후 퍼스널브랜딩을 위한 SNS 활동은 필수이다.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은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그런데 통상 닫힌 문을 오랫동안 쳐다보며 후회하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 열려있는 새로운 문을 보지 못 한다”라고 하였다. 어쩌면 10년 전 악몽처럼 다가온 명퇴가 오늘의 인생 2막을 열기 위한 필연적인 사건이었으며, 그의 용기 있는 도전이 새로운 문을 열게 했다.


 

김경철 엑티브시니어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