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막 한국/소망의 길

내 생애의 첫 헌혈

인해촌장 엄재석 2008. 3. 31. 14:02

부활절 예배가 있던 날

교회의 마당에 헌혈차가 주차하고 있었다.

헌혈은 남의 일 ....나 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지

지난 50년간 헌혈을 해 본적이 없는 나로선

내 몸에서 피를 뽑는 다는 건 절대금기사항이었다.

 

헌데 헌혈차앞에서 안내하시는 분이

평소에 알고 지내는 집사님이었다.

무심코 지나가는 나를 붙잡으며

"엄집사님 헌혈 한번하세요"

"아니 헌혈이라니 생각해본 일이 없는데요"

"부할절 기념으로 한번 하세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하여 이 땅에 왔다가

십자가위에서 보혈을 흘리시고

구원의 확신을 보여주기 위하여 부할하신 주님

그토록 심한 고통을 감내하신 주님인데...

주님의 아들로 자처하는 내가

이웃을 위한 헌혈 한번 안해서 되겠나?

그래 나도 한번 도전해보자.

우리 큰딸 유현이는 수없이 헌혈을 하였지

그 동안 아빠로서 일말의 자책감도 있었겠다.

 

몇가지 신상 기록을 하고 헌혈차로 올라가서

차례를 기다리며 헌혈을 하는 모습들을 보니

갑자기 겁이 난다. 지금이라도 포기할까?

이 나이에  이런 치기를 꼭 해야 하나 하는 마음도 들며...

하지만 아내가 차창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고

막상 그냥 내려가자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이윽고 차례가 오자 간호원이 와서 핏줄을 살핀다.

왼팔은 곤란하니 ...오른 팔에서 피를 봅아야 한단다.

침대에 눕자마자 주사기 바늘이 나의 핏줄로 들어온다.

아악! 그 순간의 고통이야  말로....

피를 뽑기 시작한지 얼마가 지나니 모두가 끝났다.

헌데 그 얼마가 왜 그리 길기만 한지....

 

별다른 신체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

간호원이 음료수와 헌혈증을 준다.

내 생애의 첫 헌혈증.......

이를 지갑에 넣으려니 기부함이 눈에 들어온다

피가 필요한 이웃들에게 기부하라는 문귀와 함께....

에라 그마저 기부함에 넣고 알어선다.

헌혈차를 나오는 나에게 아내의 갈채가 날라온다.

"아빠 화이팅,  아빠 멋져"

"그래 그럼 내년 부활절에 또 한번 할까?"

다음날 보내온 문자

엄재석님 첫 현혈 참여에 짐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혈액관리본부CS센터 1600-3705

08/03/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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