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00세 시대에 살아 가기 위해서는
늙어도 일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정년퇴직을 하더라도 쉴 수 없고
제2의 취업이나 창업을 해야 하는데
사실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번에 인천서구청에서 노인취업박람회를
참관하게 되었는데 이련 소중한 행사를 준비한
지역자치단체의 노고에 갈채를 보냅니다.
인천 서초구청에서 시행한 구인 구직의 날
입구에는
취업 안내문이 있고
채용을 위한 면접 부츠
시진도 찍고 이력서도 쓰고
사람을 뽑는 정보가 게시되고
밖으로 나오니 선물도 주고
치매검사도 해주네
내가 받은 선물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186] 노년의 역사
주경철 서울대 교수·서양근대사
- 주경철 서울대 교수·서양근대사
과거에도 노인의 수가 결코 적지는 않았지만 대다수의 사람이 노년까지 사는 것은 20세기 이후의 일이다. 이제는 어린 시절이나 중년에 죽는 것은 이례적이고 충격적인 일이 되었다.
영국에서는 20세기 초 매년 평균 74명이 100세에 도달했지만 20세기 말이 되면 그 수가 3000명이 되었다. 일본에서는 1960년에 100세 이상 장수자가 144명뿐이었으나 1997년에는 8500명으로 늘었다. 영국의 조사를 보면 1901년 출생 시 기대수명은 남성 51세, 여성 58세였지만, 1991년에 태어난 사람의 경우 그 수치가 남성 76세, 여성 81세로 높아졌다. 므두셀라(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할아버지)처럼 969세까지 살 수야 없겠으나 평균수명 100세의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갈수록 더 오래 살고, 그만큼 노인들의 수도 늘어간다. 노령자가 늘어나는 대신 젊은 사람 숫자가 줄다 보니 인구 노령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이를 국가의 쇠퇴 현상으로 받아들인 나치 독일과 파시스트 이탈리아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다자녀 어머니를 시상하고 독신자들에게 징벌 과세를 하기도 했다. 물론 이런 시도가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노년에 대한 관념은 역사 속에서 극적으로 변했다. 서양의 경우 고대 그리스에서 중세 말까지 노년은 단지 내세에서 보상을 위해 견뎌내야 할 비극적인 시기로 인식되었다. 18~19세기부터 이런 이미지가 완화되다가, 20세기 말에 가서야 노년은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는 삶의 한 단계로 보게 되었다. 물론 현대에도 늙어가는 데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없지 않다. 1970년 '노년(La vieillesse)'이라는 책을 편집한 시몬 드 보부아르는 이렇게 썼다. '노인도 정말 인간인가? 우리 사회가 그들을 대하는 방식으로 판단하면 의문의 여지가 있다. 노년은 부끄러운 비밀, 금기시된 주제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모두 그처럼 노년에 대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영국에서 행한 조사에서 67세 주부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에는 80세가 될 때까지는 노인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나는 늙었다고 느끼지 않는다. 내 어머니는 95세인데, 최신 유행의 옷을 입는다.'
노년층의 급속한 증가를 경험하는 우리 시대에 '노년의 역사'(팻 테인 지음)는 갈수록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하여튼 기쁜 마음으로 나이를 먹고, 품위 있게 늙어가야 할 텐데.
[만물상] 장년(長年)
박해현 논설위원
명(明)나라 사상가 이탁오(李卓吾)는 예순넷에야 첫 책 '분서(焚書)'를 냈다. 30년 넘게 관리를 지낸 그는 쉰 되기 전까지는 유교 경전을 아무 생각 없이 읽었다고 털어놓았다. "쉰 살이 되기 전까지 나는 한 마리 개와 같았다. 앞의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어대자 나도 따라 짖어댔다." 그는 노후를 준비해야 할 나이에 자신을 깨부수고 현실을 비판하는 지식인으로서 제2의 청춘을 살았다.
▶옛날엔 마흔만 돼도 초로(初老)라 했지만 요즘엔 '노인'이라는 말을 함부로 꺼내서는 안 된다. 오늘의 노인이 옛날의 그 노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 후생성은 쉰에서 예순아홉까지는 알차게 결실을 맺은 연배라고 해서 실년(實年)이라고 부른다. 일흔이 넘으면 성숙했다는 뜻으로 숙년(熟年)이라고 한다. 중국에선 50대가 숙년이고, 60대는 장년(長年), 70대 이상은 존년(尊年)이라고 부른다.
▶미국에서도 노인(old man) 대신 '더 나이 든 사람(older man)'이라는 표현을 쓴다. '나이 든 시민(senior citzen)'과 '황금 연령층(golden age)'도 노인을 대신하는 말이다. 프랑스에선 예순 넘은 사람을 '제3의 인생'이라고 부른 지 오래됐다. 우리 정부도 고용관계법을 고치면서 쉰 넘은 '준(準)고령자'와 쉰다섯 이상 '고령자'를 합쳐 '장년(長年)'으로 바꿔 쓰기로 했다. 국어사전에 '오래 산 사람' 또는 '오랜 세월'이라는 뜻으로 올라 있던 말이다. 서른에서 마흔 안팎까지 힘이 펄펄한 장년(壯年)과는 다른 호칭이다.
▶한국인 평균 수명이 남자 일흔일곱, 여자 여든넷인 현실에서 장년(長年)은 힘이 남아도는 젊은 축에 들어간다. 한창 일할 나이인 베이비붐 세대(49~57세)를 고령자라고 부를 수 없는 세태가 '장년'을 사전 바깥으로 불러낸 셈이다. 정부가 '고령자'라는 표현을 없애는 것은 이미 퇴직했거나 곧 퇴직하게 될 베이비붐 세대의 재취업을 북돋우기 위해서다. 장년을 고용한 기업은 정부 지원금을 받게 된다. 장년 근로자는 임금을 덜 받고 덜 일하는 대신 더 오래 근무할 수 있게 된다.
▶심리학자와 뇌과학자들은 40~60대의 뇌가 청년의 뇌보다 더 똑똑하다는 실험 결과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기억과 계산 능력은 뒤처져도 경험과 전문 지식 덕분에 추론(推論)과 판단 능력이 훨씬 앞선다고 한다. 장년은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반환점을 막 지나쳤을 뿐이다. 건강한 장년이 마음껏 달릴 수 있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 그래야 세상도 장년의 지혜를 빌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