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자작 수필

나의 오른 발이여

인해촌장 엄재석 2021. 7. 2. 09:45

나의 오른발

                                  엄재석

지난 65년간

무탈하게 온 몸 받치었네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고

충실했던 나의 오른발

 

한 여름이 시작도 하기 전

벡 스윙 순간의 헛디딤에

파란 바다 물결쳤고

나의 65년은 무너졌네

 

절뚝 절뚝 걸음걸이

밀려오는 통증 속에

아들네 차에 실려서

한 밤중 병원에 갑니다.

 

1cm 발뼈의 균열로

반 깁스에 양쪽 목발까지

영낙없는 장애인이네

2개월 시한부 장애인

 

이 아픔을 누가 아실까요?

방 한칸 거리가 왜 그리 먼지

화장실 턱이 그리도 높은지

나의 오른발

나의 오른발이여

 

지난 해 하늘나라로 가신

어머니 나의 어머니

목발서툰 아들보시고

울지 마소서 울지 마소서

'자작시, 자작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마솥의 슬픔 3  (0) 2021.07.13
시---하나면 족하지 않을까?  (0) 2021.07.06
‘쟁이’ 예찬론  (0) 2019.11.16
데모, 그 우렁찬 함성 뒤에는  (0) 2019.10.10
자카르타 정전에 대한 단상  (0) 2019.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