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른발
엄재석
지난 65년간
무탈하게 온 몸 받치었네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고
충실했던 나의 오른발
한 여름이 시작도 하기 전
벡 스윙 순간의 헛디딤에
파란 바다 물결쳤고
나의 65년은 무너졌네
절뚝 절뚝 걸음걸이
밀려오는 통증 속에
아들네 차에 실려서
한 밤중 병원에 갑니다.
1cm 발뼈의 균열로
반 깁스에 양쪽 목발까지
영낙없는 장애인이네
2개월 시한부 장애인
이 아픔을 누가 아실까요?
방 한칸 거리가 왜 그리 먼지
화장실 턱이 그리도 높은지
나의 오른발
나의 오른발이여
지난 해 하늘나라로 가신
어머니 나의 어머니
목발서툰 아들보시고
울지 마소서 울지 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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