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막 한국/건설인의 길에

그 길었던 어느 토요일 오후

인해촌장 엄재석 2006. 4. 8. 22:01

참으로 어이없는 일로 지리한 4월 8일의 오후를 보낸다

몇일째 지속되는 덤프연대의 전국적인 파업의 여파가 나의 현장까지 몰려오다니....

 

점심전에 보성경찰서 정보과 형사로 부터 전화가 와서 순천에서 시위가 끝나면 3일전에 공사중지를 요구했는데도 불구하고 작업을 계속하는 우리 현장을 항의 방문한다는 정보를 전한다.

 

하더니 점심이 지나니 경찰병력 25명정도가 현장으로 진입하여 1차방어선을 구축한다.

이어 정보과장에 이어 경찰서장께서도 현장의 주위에서 시위대를 기다리는 지리하며 초조한 시간이 계속된다.그렇지만 나로서는 현장의 공사도 중단시킬 수 없는 상황이어서 충돌을 각오하고도 계속 진행시킬 수 밖에 없었다.

 

오후 3시에 인근의 순천에서 집회가 끝나고 시위대가 여천현장으로 이동한다는 소식에 이어 드디어 5시 30분에는 우리현장으로 버스가 이동했다는 소식에 접하자 경찰병력이 3개중대로 증강되어 2차 방어진을 구축하니 사무실앞이 온통 경찰로 가득하였다.

 

경찰로서는 예상되는 충돌로 인한 사회적인 여론의 악화를 우려하였다. 실제로 파업지침을을 어긴 비참여 덤프에 대한 물리력 행사로 여러 공사 현장에서 피해가 발생되었다는 뉴스가 접해있기에  우리 현장에서도 충분히 불상사의 발생가능성이 예상되었다.

 

이어 오후 6시에 시위대의 버스3대가 현장에 도착하니 경찰이 현장캠프내에 출입을 통제하자  대표자 3인이 현장사무실에 들어와 시공사 대표인 나와 협상에 들어갔다. 언론에서만 보던 머리띠를 두른 노조대표와의 긴장되는 협상이 본인이 상대역이 되어 드디어 시작되었다.

 

연대 대표: "공사중지 협조요청에 응하지 않은 지에스 건설현장에 쓴 맛을 보여주겠다"

본인: "보성군의 전남도민체전에 대비하여 피치 못할 사정이었다"

연대 대표:"당분간은 중지시켜 달라.전국적인 파업이니 당신도 협조하라"

본인:"당신네가 요구하는 15톤 덤프는 쓰지 않고 5톤을 사용하여 일하겠다"

대표:"5톤은 좋다...그러나 본선작업은 중지하라"

본인:"좋다 그러나 다음주의 포장공사는 당신들이 협조하라...우리는 꼭 해야 한다"

대표:"그 문제는 내주초에 다시 협상하자...마지막으로 덤프 한대가 일당 35만원 이상 받을 수있도록 하도업체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라...현재는 일당 30만원으로 최저생활도 않된다"

본인: "본인도 안타깝다....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

 

상기의 협상과 결론을 도출하고 저녁 7시에 모두들 철수했다.

시위대가 먼저 철수하고 이어 경찰병력도 뒤따라 광주쪽으로 이동하며 현장에서 상황은 모두 종료되며 그동안에 가슴조렸던 현장직원들과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

 

참으로 길었던 어느 토요일 오후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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