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막 한국/도시에서 삶

생일날의 행복론

인해촌장 엄재석 2007. 2. 14. 11:43

또 한번의 생일날이다   섣달 수무 이레라고 하는 음력 12월 27일로 설날 4일전 날이다.

어려서는 부모님이 차려주는 생일상과 선물이 있어서 좋았고 어른이 되어서는 어린 자식들의 축하뽀뽀라도 받아서 기뻤는데 이제는 모두가 변해서 예전같지 않다.

아이들이 있으면 즐거운 파티라도 하련만 이제는 아이들이 다  외지에 나가서 집에 없으니....

어느날보다 즐거워야 할 생일날인데 이제는 생일의 행복감도 반감되나  보다

50번 이상 되다 보니 너무 많이 해서 그런건가?

 

어제 수주 성공 축하 파티에서 마신 술의 숙취로 머리가 아직도 무겁기만 하다

전사적으로 추진한 프로젝트에서 성공하여 모두의 기쁨들이 크지만 연초에 있었던 나의 프로젝트에서 성공하지 못한 아픔이 아직도 남아 있나 보다. 과거는 잊어버리고 미래를 향해 생각하고 범사에 감사하여야 하건만 생일날마져 마음껏 기뻐하지 못하는 나 자신인가?

 

생일날마다 먼저 전화를 하셔서 미역국을 먹었는지 확인하시던  아버님인데 점심까지  연락이 없어

내가 먼져 고향의 부모님에게 전화를 드리니 아들의 생일을 깜박 잊어버리셨단다

이것도 오랜 세월의 탓이랴   둘째 아들이 반백년이 넘어섰으니 부모님이야 오죽하시겠는가

동지 섣달 추운 날씨에 강원도 영월군 상동 꼴뚜바위 근처에서 나를 낳느라고 죽을 고생을 하셨다는 어머님과 나를 이 자리까지 있게 키워주신 아버님 양친 모두가 고향의 집을 지키시며 아직도 건강하게 계시니 그것이 나에게는 행복이 아니고 무엇인가?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간지 딱 한달이 되는 아들이 아침에 전화를 하였다. 아빠의 생일을 잊지 않고...

그것도 미국의 학교 생활이 너무 즐겁고 오늘은 눈이 많이 와서 학교가 쉰다나 국내에서는 공부를 그리도 하기 싫어 하던 아들인데 한달사이에 너무 많이 달라짐을 느낀다

선생님들도 잘 대해 주고 학교 친구도 좋고 미국 가정도 마음에 든다며 굵어진 목소리로 아빠의 생일을 축하한다고 전화를 하니 어찌 즐겁지 아니하랴.

 

오십대가 되어도 남편의 생일을 잊어버리지 않고 따듯한 미역국을 끓여 주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으니 무엇보다도 기뻐해야지.   20년 이상 함께 살며 모든 나의 허물을 덮어주며 나를 사랑해준 아내인데....

그래 상처는 잊어버리고 희망과 즐거움만 상념하자

드디어 틈틈이 친구 친척의 문자도 들어오기 시작한다.  사랑받는다는 것은 또 하나의 행복이리라

생일축하를 하겠다며 나를 찾아오는 고교 동창 친구들과의 맛있는 점심시간이 또한 기쁜 시간이 되리라

얼마나 더 있으면 귀여운 딸들에게도 축하 전화가 오겠지. 온 가족이 모인 즐거운 생일 파티를 상상하면서 마음껏 즐거워 지자. 예전에 찍은 가족사진을 보면서....

언제 어디서나 나를 지켜주시는 든든한 주님의 은총속에 있는 나의 생일날 어찌 행복하지 않을 건가?

 

happy birth to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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