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휴가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홍천의 비발디콘도를 갔다
자식으로 참으로 무심했지 이제야 콘도를 모셨으니.....
콘도를 가보지 못하신 부모님에게는
아마도 콘도속의 세상은 별천지였나보다.
"원 세상에 산골짜기에 이런 곳이 있다니"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헛 살았나봐"
너무도 좋아하시는 부모님으로 보면서 죄스런 마음이 든다.
새끼들은 데리고 몇번이나 오면서 진작 부모님은
이제야 처음으로 모시다니.....
산정을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손녀들과 타고
마치 어린애들처럼 즐거워하시는 모습이야말로....
야간에는 지하에 놀리장터로 가서 온 식구들이 당구를 지는데
어설프게 큐대를 잡으시는 모습이 웃음이 난다.
억지 폼의 어머님 왈
" 진작에 당구를 배웠어야 하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걸 가지고"
맞장구치는 손녀 왈
"할머니 폼이 너무 멋있어요"
당구 게임이 끝난 후 방으로 돌아와서
방 바닥에 불판을 펼치고 가족 삼겹살 파티를 한다.
이 좋은 분위기에서 소주 한잔 드시지 않은 아버님이다.
옜날에는 두주불사의 애주가이셨건만 이제는
팔순의 나이탓인지 완전히 절주를 하셨다.
비록 술잔은 오가지 않지만
삼대가 오손도손 이야기의 시간을 홍천골에서 보내며
그간에 나누지 못했던 애틋한 정을 나눈다
아무리 좋은 콘도도 하룻밤을 지내시니 싫증이 나시는지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마냥 집으로 가신단다.
고향집으로 모시기 위하여 아침 식사를 하자마자
홍천 터미날로 모셔다 드릴 수 밖에
떠나가는 버스안 두분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기도드린다
"부디 두분 오래 오래 건강하게 해로하세요
"내년에 아이들이 오면 또 다시 콘도롤 모시렵니다"
이렇게 비발디콘도의 여름은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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