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스케쥴이 잡히지 않았던 지난 토요일인 오후에
그동안 이 핑게, 저 핑게로 빠졌던 서부노인요양원에 목욕봉사를 간다.
그곳에 요양중인 남자 어르신네를 위한 목욕봉사가
소망교회의 3남 선교회에서 주관으로 매달 2 . 4차 토요일에 있었다.
여자 봉사자들은 지원자가 많아서 할머니 목욕은 문제가 없는데
남자들은 자원자가 적어서 어르신들의 목욕이 항상 요양원의 두통거리였다.
어찌하다 토요일 오후에 여유 시간이 생긴 나는
솟게임 골프연습을 갈까 하는 유혹을 물리치고
마포의 월드컵 경기장옆에 있는 요양원으로 향한다.
잘 모르는 길을 헤메고 헤메서 그곳에
도착하니 교육부의 부장님은 이를 뽑은 상태로 오셨다
"아니 잇몸이 부워서 말도 못하며 여기를 오시다니..."
토요일 집에서 TV나 보며 시간보내는 것이 아까워 매주 오신다는
조 집사님은 어르신 한분을 휠체어의 뒤를 밀고 계셨다
그동안 봉사 한번하지 못한 내 자신은 유구무언일 수 밖에.....
이윽고 봉사요원 10여명이 모두 도착하니 목욕봉사가 시작된다
봉사대원들이 반바지로 갈아 입고 2인1조가 되어
휠체어의 노인들을 한분 한분씩 옷을 벗기고
샴프로 머리를 감기고 이태리 타월로 몸을 닦아 드린다.
1주일에 한번 하신다는 목욕이니 얼마나 시원할까?
어느분은 앞에 분이 끝나기도 전에 닥달한다
"나도 빨리 목욕해 달라" 고 하며 역정까지 내시는 노인을 보니....
젊었을 때엔 역발산 기개세로 천하를 뒤흔들었을 대장부의 기세도
늙어서 병들으니 어쩔 수 없는지
스스로 목욕은 고사하고 옷가지 하나 제대로 못벗는다
"누구도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을리라" 하며 자조할 수 밖에....
30여분의 어르신을 2개조로 나누어서 목욕을 시켰으니
대략 15분 할아버지의 몸을 내손으로 샤워를 시켰나보다
무엇보다도 대소변을 처리 못하시는 노인의 옷을 벗길 때의
역겨움은 너무 진해서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목욕을 마치신 분이 아이들처럼 기뻐하시는 얼굴을 보니
목욕봉사로 보낸 한나절의 피로가 말끔이 씻겨간다
"네 이웃을 네몸같이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흉내 한번 내어본
목욕 봉사가 이번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나의
체력이 다하는 날까지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님께 기도드리며
서울시립 서부노인요양원를 떠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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