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막 한국/도시에서 삶

유언이 되어버린 문자

인해촌장 엄재석 2008. 9. 19. 00:07

1.그동안 보여주신 호의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발신자: 010-5283-****

   08/09/09 21:10

   어느날 발신자 불명의 문자가 왔다. 헌데 모르는 번호이기에 무시할 수 밖에....

  " 아마도 스펨 문자일거야" "그래도 한번은 확인해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 바쁜 생활에 이런 것까지 일일이 확인할 수 없잖아" "헌데 이 문자가 유언이 될 줄이야...."

 

2.이동희 별세 9월 12일 발인

  부천역 북부대성병원 걸어서 10분

  발신자: 이** 011-352-***

  08/09/11 08:45

  아니 이렇게 가다니.......가면 안되는데

  물론 그동안 폐암으로 고생은 하였지만 아직은 아닌데

  위의 문자를 보내고 그 다음 날에 이 세상을 하직해버린 이형!

 

고인의 영정앞에서 지난 날을 회상하며 명복을 빌어본다

장례식장의 입구에서......통화 한번 하지 못하고 보낸 자책감이 나를 짓누른다

 병원을 떠나며 유난히 빛나는 간판이 나를 배웅한다......유가족은 어찌해야 하나요

 

3.이형! 부디 잘 가시오

  주님의 품에서 영생하길 기도드립니다

  발신자: 010 -5647-****

  08/09/12 09:35

  아마도 이 시간이면 벽제 화장장에서 재로 변하고 있을 이형을 생각하니....

  이 문자는 읽지 못하고 갔지만 영생을 비는 내 마음만은 가지고 가구려

  하여간에 이 몸을 용서바라며....고통없는 영생의 길을 가시길 바랍니다

 

4.아버지 장례식에 참석하시고 격려해 주셔셔

  큰 힘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발신자: 010-5283-****

  08/09/13 16:58

  장례식장에서 처음으로 만난 아이들이 얼마나 불쌍하게 보이는지

  아직 어린데.......물론 취직도, 결혼도 하지 못한 나이들인데

  험하디 험한 이 세상을 아버지없이 어찌 헤쳐 나가려는지.....

 

5.고인은 잘 보내셨지? 아버지없는 세상

  부디 강하고 슬기롭게 살기를 빈다네.

  발신자: 010-5647-****

  08/09/17 19:30

  해외 현장인 방글라데시에서 함께 근무하던 인연의 고인이여!

  그래도 떠나기 전에 나를 기억하고 유언의 문자를 보내주었구려

  부디 잘 가시고, 남은 유가족에게 주님의 은총이 있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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