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자작 수필

민원없는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건설신문 08/12/8

인해촌장 엄재석 2008. 12. 8. 09:50

 

 

민원 합의서.hwp

 

금일자 (2008년 12월 8일) 건설일간지인

"건설경제"의 독자기고 난에 실린 본인의 제 2호 글입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건설현장에서 도에 지나친 민원의 발생으로

현장의 공정진행과 원가관리에 심대한 피해를 보고 있는 현실이다.

민원으로 인한 피해를 줄여보자는 취지에 기고하였는데

건설인의 시각에서 보는 민원에 대한 견해이기에

민원인 측과는 다른 각도임을 이해를 구합니다. 

 

"민원없는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

 

엄재석 부장GS건설 토목사업본부

 우리나라 건설현장은 폭주하는 민원으로 마비 상태다. 공공·민간건설공사 어느 곳이나 민원 없는 현장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온갖 종류의 민원이 건설현장의 공정진행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론 건설사의 관리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민원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고, 적정한 절차를 통하여 신속히 해결하는 것이 현장관련자들의 당연한 소임이다. 그러나 건설공사가 시작되면 이를 빌미로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일부 주민들의 그릇된 행태로 인해 우리 건설기술자들이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하고 경제적인 손실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리 사회에 만연하는 님비(Nimby) 현상 때문에 민원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위안하기도 하지만 도에 지나친 민원으로 건설기술자들의 사기가 말이 아니다.

가령 어느 도로공사의 발파 현장에서 발생한 민원 사례를 살펴보면, “기존 건물에 균열이 생겼으니 보수·보상하라”, “농장의 동물들이 번식을 하지 않는다”, “양어장의 물고기들이 폐사한다”, “발파 소음으로 노약자들이 심장이 뛰니 보상하라”, “마을에서 공사를 하니 발전기금을 기부하라”, “중장비의 운영으로 분진이 발생하니 보상하라” 등등 민원의 종류와 보상요구액에 있어 상상을 초월할 만큼 다양하고 방대하다. 이 중에는 건설사 책임이 있는 부분도 물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는 민원인들이 의도적으로 건설사에 책임을 전가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겨우 주민들을 달래가며 공사를 진행하느라 노심초사인 건설현장의 기술자들을 보면 안쓰럽기 그지없다. 그들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생면부지의 주민에게 굽신거리며 일해야 하는지.

과연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없는 것일까 생각해 본다. 국민의식이 높아져 악성 민원이 자연히 없어지길 학수고대하지만 결코 쉽지 않기에, 우리 건설인들은 민원 예방과 해결에 있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한다. 필자가 주문하고 싶은 것은 어떠한 민원에 대해서도 정정당당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민들의 억지 주장에 대하여 “좋은 것이 좋다”는 심정으로 적당히 타협해 금전적인 보상을 하고 넘어간 사례가 종종 있었기에 요즘에는 인근에서 건설공사만 시작되면 무조건 민원을 제기하고 보상을 요구하는 터무니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비록 당장은 어렵고 힘들더라도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파악하여 정당한 경우에만 보상을 하는 풍토를 조성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억지 민원에 쉽게 타협하고 넘어가면 타 공사 현장이나 추후에 개설되는 프로젝트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온정주의보다는 과감히 법적으로 대처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민원 해결을 위해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고 민원인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슬기롭게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필요하다면 정확한 피해 원인 규명과 피해액의 산정을 위해 환경분쟁조정위원회와 같은 공공기관에 제소하여 해결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어느 경우에나 건설 당사자가 민원의 원인을 분명히 제공한 경우에만 정당하게 보상이 된다는 사회 분위기를 우리가 능동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 건설인은 민원 없는 현장에서 마음 편히 일하고 싶다.

 

홈페이지 주소:http://www.cnews.co.kr/news/opinion/contribute.html?IDX=13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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