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자작 수필

외국인근로자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건설신문 08/10/13

인해촌장 엄재석 2008. 10. 14. 11:17

건설분야의 뉴스를 전담하는 전문 일간지이자

경제신문인 "건설경제"에서 요청하여

기고한 글이 지난 13일에 발행되었답니다.

"외국인근로자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건설산업에 종사하며 느낀 소회를 쓰라기에

현장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하여 느낀 부분을 썼는데

일간지에 실리게 되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지만

무엇인가 부족하고 안타까운 부분도 있답니다.

 

 

 

[너른마당]외국인근로자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2008-10-10]

<엄재석 GS건설 토목사업본부 부장>

이제는 국내 어느 현장에서나 외국인 근로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지방의 어떤 도로공사 현장을 조사하여 보니 터널 작업장, 교량의 파일공사, 그리고 구조물 공사에서 동남아 근로자들이 작업 중에 있는데, 전체 작업 인부 대비하면 이들이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국내의 지방에 있는 현장에서도 이렇게 많은 외국인 기능공들을 만나게 되다니, 여기가 80년대 중동의 건설현장으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것도 20대 초반의 젊은 외국인들이 우리의 공사 진행을 위하여 땀 흘리는 모습을 보니 현장의 분위기도 달라지는 것 같다.

어렵고 힘든 일을 기피하는 작금의 풍조로 우리네 젊은 세대들을 건설현장에서 찾아보기가 연목구어처럼 되었는데, 외국인 근로자들은 거의가 30대와 20대들로 구성되어 있다. 언어, 기후와 문화가 다른 이국 땅 한국에 와서 코리안 드림을 실현하기 위하여 외국인 근로자들이 우리의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이 이제는 피할 수 없는 대세인가보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여기서 일하는 동안 의사소통과 거주시설 및 식사 등에 있어 자기들 풍속과 많이 달라 생활하는 데 불편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예전의 중동에서 일부 우리 근로자가 제3국인 노무자에게 막말이나 욕을 하며 심지어는 구타까지 하여 문제가 된 적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고 현장 관리자들도 외국인에게 인격적인 대우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더욱이 발주처와 소속 회사의 관심 속에 일부 현장의 숙소에는 인터넷도 설치하고 전통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며 한편으로는 의사소통을 위한 교육도 실시하는 등 외국인 근로자들의 의식주 문제들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고무적인 현상이라 하겠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거의 모든 현장에서 대동소이하게 외국인 근로자들의 나이나 교육 정도, 기능 보유 여부 및 숙련도에 관계없이 현장 내에 각종 잡일들, 예를 들면 현장 정리나 청소, 물건 운반 등의 비숙련 업무에만 투입되어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대학을 나오고 공무원이나 교사생활을 하다가 온 외국인들도 있는데 과거의 이력이나 본인의 능력에 무관하게 대부분이 막일만 하고 보수도 거의 동일하다. 그러니 이들의 작업 만족도나 성취감이 여타 산업 종사자들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언어소통과 안전사고 대응능력, 숙련도의 차이 때문에 중요한 공종의 작업을 시킬 수 없는 것이 우리 건설현장의 한계이기도 하겠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들을 비숙련 작업에만 종사시킬 것인지 고민하여야 할 때이다. 기존의 기술 인력이 노후화되어 현장에서 은퇴하면 누구로 이들을 대체할 것인가?

조만간에 닥칠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이들 외국인 건설인력을 숙련 기능공으로 미리 키워야 하는 일이 여러 가지 방안 중에 한 가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작업팀에, 예를 들면 철근팀, 목공팀에 이들을 투입하여 숙련기술을 익히게 하고 제도적으로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별도의 기능 자격증 제도 도입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궁극적으로 개인별로 업무와 실적에 따라 대우도 차별화시켜 외국인 근로자들의 근무의욕을 고취시킬 필요가 있다.

이들이 본국으로 송금할 봉급 외에 자기의 업무수행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한다면 계약기간이 만료되거나 공사가 끝난 뒤 이들이 타국이나 다른 산업으로 옮겨 가는 현상도 줄일 수 있을 뿐더러 고품질의 성과물 도출에도 기여할 것이다.

외국인 백만명 시대에 맞게 건설 현장의 패러다임도 변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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