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막 한국/도시에서 삶

10만명 돌파에 감사드리며.....

인해촌장 엄재석 2009. 11. 14. 15:47

 

 

그동안 본인의 블러그 "각한재 가는 길에"을 방문하신

방문객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제, 2009년 11월 13일  본 블러그의

누적 방문객이 10만 명을 돌파하였습니다.

2005년 5월부터 삶의 흔적을 남기고자 시작한 블러그에

4년 6개월 만에 10만 명이 방문하였습니다.

 

토목인으로 건설관련 블러그를 표방하며

건설인으로 토목관련 내용과

정치적 신념, 소신과

가족들과 본인의 사적인 내용 

교회 생활 위주로 구성하였습니다.

 

이제 보니 별 의미없는 신변잡기 임에도

하루에 평균 150-200명 정도로

꾸준히 방문하여 주시는 님들 덕분에

오늘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재능과 열정을 허락하신

우리 주님에게 영광을 돌립니다.

 

감사합니다.

더욱 '각한재 가는 길에"를 찾아 주시는

사랑하는 님들에 성원에 보답하도록

더 열심히 살고, 더 사랑하고, 더 기도하겠습니다

 

각한재 배

 주소: http://blog.daum.net/kackanjae

 

 

 

김난도 교수의 "트랜드 노트"

 

단역 배우 활동하는 회사원… 닭 그림전 연 호프집 아줌마
최근 딴 짓이 트렌드 형성하며 일반인들에게도 확산
창의·열정·이야기… 현대사회 키워드는 '놀이'에서 생산
괴짜들의 감성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적 인프라 키워야

 

구혜선을 아시는지?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꽃미남 'F4'에 둘러싸인 여주인공 역할을 맡아 선망과 질투를 한몸에 받으면서, 방송가의 신성(新星)으로 떠오른 탤런트다. 이 친구, 아주 재주꾼인 모양이다. 소설을 발표해 작가로 데뷔하는가 싶더니, 자신의 그림 전시회도 열었다. 아시아나 단편영화제 트레일러의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연출까지 맡아 영화감독으로서의 첫걸음을 내딛는가 하면, 직접 작곡한 연주곡 CD를 발매하고 이사오 사사키와 함께 연주회까지 열었다.

본업이 무엇인지 모를 만큼 다재다능하기는 가수(로 출발했던) 조영남씨가 원조다. 목사 자격증도 있는 그는 일명 '화투그림'으로 유명한 화가이면서,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여러 권의 논쟁적인 저서를 냈다. 현재 이상(李箱)의 시(詩) 해설서를 집필 중이라고 한다. "남아도는 시간과 세월, 딴 짓으로의 긴 항해를 떠났다고" 스스로를 표현하는 그가 언제 또 어떤 '딴 짓'에 나설지 아무도 모른다.

요즘 딴 짓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배우인 배용준과 최강희, 차인표, 그리고 가수인 이적과 빅뱅, 윤건, 타블로를 비롯해 적잖은 연예인들이 소설이나 전문서를 냈다. 배우 심은하, 김혜수, 하정우의 그림 솜씨는 전시회를 개최할 정도라고 한다. 이효리, 박시연, 이보영은 에코백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연예인이 본업 이외의 일에 몰두하는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사실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딴 짓 하는 괴짜들이 늘고 있다. 배우의 꿈을 접지 않고 틈날 때마다 단역 배우로 활동하는 회사원, 자투리 시간에 그린 닭 그림으로 개인전까지 하게 된 닭집 아줌마, 시나리오 보조 작가와 구호단체 스태프 일을 병행하는 간호사 등이 대표적인 예다. 다만 언론의 주목을 받는 연예인이 더 두드러져 보일 뿐이다.

딴 짓이란 '다른 짓'의 구어체 준말이다. 유사어로 '딴 짓거리'가 있다. 원래는 본업에 태만한 것을 나무라는 부정적 어감이 강했지만, 최근 딴 짓이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면서 부정적 의미는 탈색되고 오히려 '쿨'한 느낌을 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우리에게는 전통적으로 "모름지기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한다"는 믿음이 강했다. 그래서 본업 이외의 일에 몰두하는 것은 부족한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겹벌이를 하는 투잡(two-job)과 같이 생계를 위한 형태가 많았다.

하지만 딴 짓은 생계를 위해 하는 일이 아니다. 생계용 직업은 직업대로 유지하고, 한편에서는 수입에 연연하지 않는 순수한 퍼포먼스에 몰입한다. 그 수준이 전문가의 경지에 오르다 보니 뜻하지 않게 금전적 이익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돈벌이가 주목적은 아니다. 딴 짓은 일인지 놀이인지 경계가 분명치 않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놀이형 멀티 플레이어'라고 부를 만하다.

한국인의 놀이 본능이 새롭게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과거의 여가란 고단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거나, 다시 일의 무게를 짊어질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제 여가는 휴식이나 스트레스 해소 차원을 넘어선다. 신나게 놀아야 한다. 이 놀이 본능에는 자기를 표현하고자 하는 갈망과 어릴 때부터 꿈꾸어 왔던 그 무엇에 대한 로망이 담겨 있다.

일찍이 문화사학자 호이징가(Huizinga)는 문화의 기원을 인간의 놀이 본능에서 찾았다. 그는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는 저서를 통해 정치, 법률, 스포츠, 예술, 철학 등 일견 놀이와 무관해 보이는 인간 사회의 성취들이 사실 고유한 규칙과 판을 갖는 놀이의 형식적이고 연극적인 특성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가 간파한 사실은, 현대 문명이 창조와 참여, 순수한 쾌락의 일치를 추구하는 놀이 정신을 일상에서 분리하고 축소시켜버렸다는 점이다. 놀이의 가치는 평가절하되고, 놀이적 태도나 행동은 어린아이들에게나 허용된 유치한 것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창조성이 핵심 자원으로 기능하는 지식정보사회로 시대가 바뀌면서 놀이정신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창의, 참여, 열정, 재미, 이야기 등 현대 사회의 키워드들은 모두 놀이에서 생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정신에, 자아를 찾고 개성을 표현하려는 소비자들의 개인화된 욕망이 만나면서 '놀이로서의 진지한 딴 짓'이라는 역설적인 트렌드가 탄생했다. 이제 딴 짓 하며 노는 것은 잉여가 아니라 자원이 되고 있다.

딴 짓 하는 괴짜들이 많아지면서 발생할 산업적인 변화도 적지 않을 것이다. 먼저 소비자의 일상에서는 프로젝트형 여가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형 여가는 사업과 여가의 중간적인 형태로, 자신의 재능을 투자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끝내는 이벤트적 성격의 여가이다. 무료 집 지어주기 운동인 해비타트는 명분도 있고 재미도 있는 프로젝트형 여가의 좋은 예다. 다양한 프로슈머 활동도 프로젝트형 여가가 될 수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마이크로 비즈니스(micro-business)의 부상도 기대된다. 마이크로 비즈니스란 자기실현과 인정을 목적으로 하는, 소규모 프로젝트 형태의 1인 사업이다. 언제든지 준비가 되었을 때 개업했다가 원하는 아무 때나 휴업, 폐업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독특한 경험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겨냥한 상품이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독특한 장소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여행 상품, 일상에서는 쉽게 시도해볼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는 게릴라 마케팅이 기대된다.

이제 딴 짓 하며 노는 멀티 플레이어들이 대한민국을 바꾸어 나갈 것이다. 딴 짓에 잠재된 문화적 창조성에 관심을 두고, 괴짜들의 감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적 허용성과 문화적 인프라를 키워야 한다. 국가든 기업이든 인재들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의 크기에 따라 발전의 잠재력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딴 짓을 허(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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