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3일은 대한민국의 교통사고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될 것이다. 인천 영종도 인천대교 요금소 인근에서 발생한 버스 추락 사고는 처참 그 자체였다.
최초의 잘못은 고장 난 마티즈 차량 운전자가 다른 차량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별도의 안전조치를 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 다음은 버스기사의 운전 부주의다. 특히 스키드 마크가 100m가 나왔다는 얘기로 미루어 볼 때, 상당한 과속을 했다는 추정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갑작스러운 전방의 유고 상황을 미처 피할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가장 큰 잘못은 도로의 안전시설물에 있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사실 그동안 후진국형 대형 추락사고의 주범은 바로 '형식적인 가드레일'인 경우가 많았다. 이번 사고 현장의 가드레일 지주가 뿌리째 뽑혀 나간 사진을 보면, 기둥이 부실하게 시공된 것으로 의심된다.
그리고 교량에 접속된 부분이기에 진동을 고려해서라도 콘크리트나 철재로 매설보강구조를 갖추어야 하는 지역임에 분명하다. 장마철에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무를 대로 무른 지반 위에 세워진 가드레일은 겉모양만 가드레일이지 실제로는 툭 치면 뒤로 자빠지는 허수아비와 진배없다. 가드레일 사고가 전체 대형교통사고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은 부끄럽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교통사고는 인적 요인, 도로·환경적 요인, 차량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마티즈 차량의 정비불량 및 유고 후 안전조치 미이행, 버스 운전자의 잘못, 승객들의 안전띠 착용 여부, 폐쇄회로 TV의 역할 부재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시공자와 공공기관의 책임을 가장 무겁게 물어야 할 것이다. 운전자의 실수나 위험한 행동도 포용하고 용서해 줄 수 있는 안전도로를 만들어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가드레일이 방호 울타리 기능을 못하고 맥없이 무너지는 무용지물이라면, 이런 사고는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인천대교 참사를 계기로 도로 안전시설물, 그중에도 특히 가드레일에 대한 일제 점검을 실시하여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했으면 한다.
입력 : 2010.07.06 2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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