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운전자의 안전의식을...
“부실한 가드레일 참사 언제까지”란 독자의 의견을 쓴 관동대 경영대 홍창의 교수님의 조선일보 7월 6일자 “편집자에게” 기사를 보고 느낀 반박의 글을 보냅니다.
지난 7월 3일의 인천대교 톨게이트 인근에서 발생한 고속버스 추락 사고의 원인에 대하여 가드레일의 잘못을 가장 크게 보는 견해에 대하여 건설현장에서 가드레일을 직접 시공하여본 토목기술자로서 변명의 글을 올립니다.(조선일보 7월 6일자 편집자에게)
가드레일은 도로상의 방호 울타리로서 주행 중인 차량의 차로 이탈 방지와 정상 진행으로 복귀로 차량과 운전자의 보호하는 기능 외에 운전자의 시선을 유도하고 사람과 동물의 도로 횡단을 억제하는 여러 가지 기능을 가진 안전 시설물이다.
일반적으로 강제 파형의 단면의 보를 일정 간격의 강제 기둥으로 지지하는 구조로서 차량이 충돌하였을 경우 적당한 소성변형을 허용하므로 충돌 차량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목적으로 도로의 상태에 따라 1등급에 7등급까지 있는데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일반 고속도로 구간에 적용하는 3등급의 가드레일을 설치하였다.
사고의 경위를 보면 마티즈 차량의 고장에 따른 안전조치 미흡과 사고 버스 기사의 과속 등 여러 가지의 요인을 놓고 전문기관의 정확한 조사가 진행되어야 하지만 조선일보 기사에는 가드레일의 잘못을 가장 큰 원인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그러나 가드레일을 옹벽과 같은 강성 구조물로 만들 수는 없는 것은 경제적인 이유 외에도 공학적으로 차량이 충돌하였을 경우 소형차는 충격흡수가 적기에 인명피해가 더 크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에서와 같이 고속버스와 같은 대형차량이 스키드 마크가 100M 이상이 나도록 과속으로 달리다가 가드레일에 직접 충돌하면 어느 등급의 가드레일도 견딜 수 없는데 무조건 시공자와 공공기관의 책임을 가장 무겁게 물어야 한다는 주장은 너무 지나치다는 느낌이다. 도로의 안전 시설물의 등급을 높여서 교통사고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기에 앞서 고속도로를 운전하는 대형 차량 운전자의 안전의식을 먼저 지적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차량과 차량의 적정 간격을 무시하고 과속으로 달리면서 조금이라도 더디게 운전하는 차량의 바로 뒤에서 경적을 울려 데는 일부 대형 차량의 안전의식이 결여된 운전 행태에 생명의 위험을 느껴보지 않은 운전자가 혼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운전자의 실수나 위험한 행동도 포용하고 용서해 줄 수 있는 안전도로를 만들자고 주장하는데 당연히 일리가 있지만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의 위험한 행동을 허용하는 것은 별도의 문제이다. 미국의 9.11 테러에서 쌍둥이 빌딩의 안전성을 문제로 삼아서 결코 건설 기술자들을 비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식하길 바란다.
엄재석/토목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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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조선일보에 실리지 않았다
[편집자에게] 부실한 가드레일 참사 언제까지
입력 : 2010.07.06 23:02
최초의 잘못은 고장 난 마티즈 차량 운전자가 다른 차량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별도의 안전조치를 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 다음은 버스기사의 운전 부주의다. 특히 스키드 마크가 100m가 나왔다는 얘기로 미루어 볼 때, 상당한 과속을 했다는 추정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갑작스러운 전방의 유고 상황을 미처 피할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가장 큰 잘못은 도로의 안전시설물에 있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사실 그동안 후진국형 대형 추락사고의 주범은 바로 '형식적인 가드레일'인 경우가 많았다. 이번 사고 현장의 가드레일 지주가 뿌리째 뽑혀 나간 사진을 보면, 기둥이 부실하게 시공된 것으로 의심된다.
그리고 교량에 접속된 부분이기에 진동을 고려해서라도 콘크리트나 철재로 매설보강구조를 갖추어야 하는 지역임에 분명하다. 장마철에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무를 대로 무른 지반 위에 세워진 가드레일은 겉모양만 가드레일이지 실제로는 툭 치면 뒤로 자빠지는 허수아비와 진배없다. 가드레일 사고가 전체 대형교통사고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은 부끄럽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교통사고는 인적 요인, 도로·환경적 요인, 차량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마티즈 차량의 정비불량 및 유고 후 안전조치 미이행, 버스 운전자의 잘못, 승객들의 안전띠 착용 여부, 폐쇄회로 TV의 역할 부재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시공자와 공공기관의 책임을 가장 무겁게 물어야 할 것이다. 운전자의 실수나 위험한 행동도 포용하고 용서해 줄 수 있는 안전도로를 만들어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가드레일이 방호 울타리 기능을 못하고 맥없이 무너지는 무용지물이라면, 이런 사고는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인천대교 참사를 계기로 도로 안전시설물, 그중에도 특히 가드레일에 대한 일제 점검을 실시하여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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