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술사회 2017년 여름 회지에 기고한 글입니다
은퇴시기 기술사의 산업 활동 지속 방안
엄재석(인도네시아 거주 PT.ACE E&C)
1950년대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시기에 도달하여 많은 기술사들이 산업전선을 떠나고 있지만 국내 경제성장률의 둔화로 은퇴자의 수준에 맞는 재취업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기술자 제도의 개선으로 기술사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작아진 밥그릇을 가지고 내 것이다 네 것이다 싸울 것이 아니라 새로운 파이를 찾아야 한다. 이에 인도네시아에서 건설기술자 인생 2막을 살고 있는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은퇴시기에 달한 기술사들이 해외에서 산업 활동 지속하는 방안에 대하여 제언하고자 한다.
토목시공기술사로 국내외 건설현장에서 30년을 보냈지만 국내에서 더 이상 일거리를 찾기 힘들기에 과감히 2014년에 한국을 떠났다. 여기에는 본인의 블로그와 페이스 북 지인이던 인도네시아 주재 기업인의 초청이 그 계기가 되었다.
인도네시아에 와 보니 경제활동을 하는 한국인들이 많은데 대부분 국내기업의 주재원으로 나왔다가 이곳에 남아서 사업가로 변신한 경우이다. 이곳 회사들 중에는 정년을 마친 기술자들을 채용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우리나라의 8,90년대처럼 경제가 발전 중인 인도네시아에는 많은 사회간접자원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프로젝트에서 우리나라 기술사들이 각자 자기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열정을 다시 살리기 위하여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첫 째로 현지화와 소샬 네트워크 활동이다.
우선은 무슬림 문화를 이해하고 적응하며 기술사라는 자격이 아니고 전문성과 실력으로 존재를 인정받아야 한다. 또한 인도네시아어를 알아야 취업이나 창업이 가능하기에 언어는 필히 배워야 한다. 소샬 네트워크 활동을 통한 정보의 교환과 인맥의 형성을 권하고 싶다. 내가 지금의 이 자리에서 일하는 것도 과거의 인맥과 소샬 네트워크 활동의 조합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강한 도전정신과 창의성이다.
이국땅에서 닥치는 각종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강인한 도전정신과 대안을 찾는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 본인도 자바 섬의 산간 고속도로 현장과 수마트라의 밀림 속의 지열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이 같은 정신으로 여러 난관을 헤쳐 나왔다.
마지막으로 노하우 전수와 나눔의 삶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였던 노하우와 전문기술을 현지에 전수하는 것이다. 코이카(KOIKA)의 봉사 활동도 한 방편이 되겠지만 주위에는 현지인에게 한국어나 문화를 가르치며 넉넉한 나눔의 삶을 사는 은퇴자들도 귀감이 된다.
은퇴 후에는 각박했고 치열했던 젊음을 보낸 고국을 떠나서 실력이 있고 신체 건강한 기술사를 필요로 하는 동남아에서 남은 열정을 불태우며 인기 드라마 ‘윤식당’과 같이 낭만적이지만은 아니지만 여가시간에는 야자수 그늘 아래서 골프라도 치는 여유로운 삶을 영위하기 바란다. 아울러 은퇴시기 기술사들이 해외에서의 산업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과 제도가 새 정부에서 수립, 시행되길 기대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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