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자작 수필

연당4리 가는 길은 아파했다

인해촌장 엄재석 2021. 7. 30. 10:04

연당4리 가는 길은 아파했다

 

                             엄재석

 

염천에 목발 딛고

복사열 헤쳐 간다

목발은 앞에서

성한 발 뒤따른다

고동 껍데기 씌운 발은 공짜로 간다

 

성할 때 단숨에 가던 길

숨소리만 커져 가네

빈 택시 오수를 즐기는데

쳐진 어깨 높아만 간다

 

손으로 걷자니 추억 속에

어릴 적 연당4리 살던 친구

소아마비로 힘들게 걸었던

등굣길은 얼마나 아팠을까?

한평생 날개짓에

겨털이나 남았을까?

 

남은 생

목발짚을 운명에

열대야 몸부림에도

휴가 못간

매미 처절하다

 

연당4리 가는 길은 아파했다

 

<중부대 한글학과 최태호 교수님의 감수를 거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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