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에 모임이 있는 날에는 예의 회사의 직원과 카풀을 하는데
그날 아침은 카풀의 동반자도 어찌하다 차를 놓고 왔단다.
어쩔 수 없이 오랫만에 택시를 타고 출근을 할 수 밖에.
택시를 타자 마자 의례이 물어본다,
"요즘은 경기는 어떠세요 수입은 좋으세요?"
"택시를 시작한지 이제 10일째인데 그저 그렇습니다"
"하루에 몇시간이나 근무를 하지요?"
"새벽 4시에 교대를 하고 오후 4시에 교대를 하여 12시간 일합니다"
뒷자리에서 기사분의 나이를 보니 적어도 30대 중반으로 보인다.
충남이 고향인데 아직도 장가를 안가서 어머님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으며
지금도 전화만 하면 고향으로 내려 오란다는 신참 기사이다.
"아니 그동안 뭐하시다가 이제 택시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영화에 미처서 엑스트라로 일하였답니다"
"엑스트라 중에서도 어떤 역활을 하였나요?"
"주로 길거리에서 걷는 행인이나 식당 주인 역할을 하였답니다"
"아니 기왕에 영화를 하려면 주인공이나 조역은 해야지....."
"그게 쉽나요 엑스트라 자리도 없어서 이제는 택시 운전을 합니다"
"일년만 택시운전을 하여 1,000만원을 모아서 다시 영화계로 갈 것입니다"
"영화계에도 돈이 있어야 성공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럼 10일 동안에 얼마나 모았나요?"
"사납금 하루에 10만원 씩 내고 나서 40만원이나 모았고 이 정도이면
생각보다 빨리 목표했던 1000만원을 모을 수 있을 것 같군요"
이야기를 주고 받다니 어느새 방아동에 있는 회사에 도착한다.
택시에 내리면서 500원 잔돈을 그냥 받으라고 하면서
"열심히 일하여 꼭 1000만원을 모으고 영화계에서 꼭 뜨세요"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택시를 보내고 엑스트라 출신 기사의 바램을 생각하면서 사무실로 들어선다.
4월의 어느 하루가 이렇게 시작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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